벤로막(Benromach) 10년(43%) 스카치 위스키를 시음할 기회가 생겼어요. 그리 유명한 증류소는 아니지만, 가성비 좋고 밸런스가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은 위스키인데요. 오늘은 벤로막 브랜드에 대해 알아보고 간략하게 벤로막 10년 스카치 위스키에 대한 제 주관적인 소감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벤로막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소개
벤로막은 1960년대 전통 스페이사이드 싱글몰트 위스키를 구현합니다. 스페이사이드는 스코틀랜드 지역 이름으로 '숲이 무성한 산'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벤로막은 스페이사이드 양조장 초입에 위치해 있다고 합니다. 1898년 증류를 시작해 가족경영으로 이어져오다가 다른 스카이 위스키처럼 경영난을 겪습니다. 결국 1983년에 증류소를 폐쇄했는데요. 이후 스코틀랜드 독립 병입 위스키 회사 중 하나인 Gordon&Macphail에서 벤로막을 인수해 1998년 재탄생한 브랜드입니다.
벤로막은 클래식 스페이사이드 위스키를 만든다고 스스로를 설명합니다. 그 이유는 여전히 예전 그대로 피트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 석탄 부족으로 당시 스페이사이드에 위치한 증류소들은 피트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피트는 '이탄'이라고도 하는데, 이탄은 맥아를 만드는 과정에서 보리 건조시 사용됩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보리 건조에 사용하고요. 1960년대 전후 새로운 상업 맥아가 출현해 스페이사이드 대부분 증류소들은 더이상 피트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논피트 스모키를 만들고 있는 반면, 벤로막은 여전히 피트 위스키만을 고집하고 있어요.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가장 작은 증류소로 생산량도 약 10만리터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해요. (글렌피딕이나 멕켈란은 연간 1천만 이상 생산합니다) 그래서 핸드 메이드를 강조합니다.(Made by hand) 소규모 생산이다보니 숙성에 사용되는 캐스크 퀄리티가 높아요. 버번&셰리퍼스트필 캐스크만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해요.
퍼스트필 캐스크 (Exclusive 1st cask) 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
버번 또는 셰리를 숙성시켰던 오크통을 가져와 처음 재사용하는 경우를 퍼스트 필이라고 해요. 셰리 와인 또는 버번 위스키의 향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위스키 풍미를 높이는데 좋은데요. 3년 정도 지나면 오크통 내부를 태운 숯에 의해 불쾌한 풍미가 사라지고 숙성 속도가 빨라진다고 해요. 주변 환경 (기후나 온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8~15년 숙성 기준으로 버번 오크통은 달콤한 코코넛 향이, 셰리 오크통의 경우 풍성한 과일향이 느껴진다고 해요. 명품 위스키인 맥캘란 역시 퍼스트 필 사용하는 비중이 높다고 하네요.
벤로막 10년 시음 후기
- 아로마 : 청사과, 토피, 버터
- 맛 : 과일, 스모키, 스파이시
- 피니시 : 과일, 스모키한 피니시
전 피트 위스키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사실 위스키 초보치고 피트를 좋아하기 쉽지 않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재미나고 톡톡 튀는 것을 좋아해 위스키의 스모키함에 크게 거부감이 없어요. 함께 시음한 지인들 중에선 피트 위스키 불호가 훨씬 많았는데 벤로막 10년의 경우 피트가 다른 아일라 등 위스키만큼 그리 강하지가 않아서 이 분들도 거부감 없이 마셨어요.
개인적으론 스모키함과 과일 특유의 시트러스, 달콤한 맛, 스파이시함 등이 모두 적절하게 밸런스가 맞춰진 위스키인 거 같았어요. 강하지 않은 피트함이 기본으로, 셰리 오크통에서 베어나온 듯한 과일 향이 풍부하게 보완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제가 좋아하는 김창수 위스키의 김창수 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맛 구성 자체가 일반적이진 않다고 해요. 대중성을 추구하는 엔트리급 라인에선 만나기 힘든 취향 타는 맛이고요. 피트함, 우디,스파이시 등 모두 맛이 강하게 자기 주장?을 해서 조금 충돌하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벤로막 핵심제품은 10,15,21년 세 종류가 있다고 하고, 10년산 기준으로 약 10만원 조금 안되는 선. 가성비 좋게 즐길 수 있는 위스키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데일리샷에선 특가로 7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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