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맛집은 그 지역 택시 기사님들이 제일 잘 안다는 말이 있죠? 제가 목포에 처음 도착하고 2주 살면서, 교통편이 조금 애매해서 (당시 버스도 파업중) 택시를 많이 타고 다녔는데요. 매번 택시를 탈 때마다 기사님들에게 목포맛집을 추천해달라고 물었는데요. 그 중 가장 많이 언급된 식당 2군데가 있었는데 바로 '선경준치회집'과 '조선쫄복탕'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식당은 둘 다 서산시화마을, 연희네슈퍼 근처에 있었어요. 즉, 여행이랑 묶어 방문하기 좋은 맛집이란 이야기!
목포 9미, 준치 무침
맛고장인 목포 9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준치인데요. 사실 '준치'란 이름은 "썩어도 준치"란 속담때문에 익숙하긴 한데 정확히 어떤 물고기인지는 몰랐습니다. 썩어도 준치란 뜻은 준치 외 다른 물고기는 다 미만잡. 이란 느낌으로 준치에 대한 엄청난 극찬(?)을 한 셈인데요. 목포에선 이 준치를 회무침처럼 새콤하게 즐긴다고 해요.
다만 준치는 몸전체에 잔뼈가 많아서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기도 하는데요. 이 잔뼈가 그 먹어도 되는 그 잔뼈 있잖아요. 굳이 발라내기보단 통으로 먹으면서 그 가시가 살짝 느껴지는 그런? 전 그런 것에 딱히 거리낌이 없었고 생선, 회덕후로서 이 준치 회무침이 너무 궁금했어요. 서울에선 좀처럼 먹을 수 없는 음식이기 때문에 목포에서, 그것도 가게 이름부터 준치회인 곳에서 제대로 먹어야죠.
목포 맛집 선경준치회집 혼밥 후기
위치는 서산동 벽화골목과 가깝고요. 전 사실 이름만 대충 듣고 사람들 엄청엄청 많을 맛집이라곤 전혀 상상을 하지 못했는데요. 이 날 제가 목요일 저녁 6시쯤 방문했거든요? 식당 규모도 겉과 다르게 엄청 컸고, 사람들이 꽉꽉 차있더라구요. 아 여기 혼밥안되겠다란 느낌이 직감적으로 왔어요. 빈테이블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지금 이 시간에 이 정도 인기라면 1인 손님은 아무래도 받기 애매하겠다 싶더라구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혹시 지금 한 사람 식사 되나요?"라고 물었는데 너무나 친절하게 된다고 말씀주시고 자리를 안내해주셨습니다. 준치회무침은 1인분에 1만원. 솔직히 저렴해서 놀랐어요. 아니 회무침이 1만원밖에 안한다니? 그것도 공기밥 포함이었습니다.
주문하고 5분도 안되서 바로 준치회무침을 포함해서 상에 가득 차려졌어요. 밥을 비벼먹을 수 있게끔 기름장 두른 그릇에 공기밥, 준치회, 각종 나물 등이 올라왔는데요. 일단 나물이나 김치류가 다 맛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붐비지만 않았다면 한 번정도 리필했을 그럴 반찬들. 반찬 맛집은 찐맛집, 이건 국룰이죠?
우선 공기밥을 그릇에 붓고, 준치회무침을 올려 스샥스샥 비볐어요. 처음부터 다 비빌까 하다가 일단 반은 밥에 비벼먹고 반은 따로 먹는 걸로. 사진만 봐도 침 고이는 비주얼. 이건 정말 맛이 없을 수가 없어요. 맛없으면 사기각. 준치회무침은 살짝 새콤한 편인데 밥이랑 비벼먹으면 정말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정말 술 땡기는 맛입니다. 정말 제 테이블빼고 모든 테이블에 다 술병 가득하게 놓여 있고 심지어 한 회사의 회식자리도 여기서 진행되고 있었어요. 찐 직장인 회식 맛집. 지금 목포 여행하면 선경준치회집 재방문 의사10000%입니다.
쫄복 / 졸복은 뭘까?
쫄복탕 드셔보셨나요? 전 예전에 통영 여행하면서 졸복지리탕을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요. 주로 아침 식사로 많이 먹는 음식인데, 이 쫄복(졸복)은 정말 귀엽게 생긴 작은 복어류입니다. 사진만 보면 심쿵. 하지만, 통영에서 먹을 땐 이 작은 쫄복들이 형체 그대로...여러 마리가 들어가있어서 처음엔 약간 당황스러운 비주얼이긴 했는데요. 통영에서 제일 많이 졸복지리탕(맑은 국) 형태로 먹고, 전남 광양 일대에선 회로도 먹는다고 하네요. 크기가 작아서 손이 정말 많이 간다고 하는데, 별미일 거 같긴 해요. 정말 궁금!
목포 택시기사님들 원픽 - 조선 쫄복탕 후기
여튼 처음엔 조선쫄복탕 추천하는 택시기사님들이 정말 많아서 (꼭 아침으로 먹으라고 했어요) 전 서산 벽화 마을 방문하기 전에 조선쫄복탕에서 먼저 아점을 먹었어요.조선쫄복탕 역시 점심, 저녁 시간대가면 줄이 장난아니라고 합니다. 평일엔 직장인들이, 주말엔 관광객 포함해서 현지인들이...
제가 방문했을 때도 식사 시간대는 아니었는데 두 자리 빼고 다 차 있었구요. 메뉴 종류는 심플한데요. 쫄복탕, 쫄복지리, 검복지리, 밀복이 있는데 혼밥이 가능한 메뉴는 쫄복탕 밖에 없어요. 나머지는 크게 전골 냄비에 나오는 형태더라구요.
쫄복탕 맛있게 먹는 방법은 보글보글 끓을 때 미나리를 푸욱 집어 넣고 살짝 맛을 본 뒤 (혓바닥 조심) 부추무침을 넣어 간을 한번 더 본 후 기호에 따라 식초나 후추 등을 추가해서 먹으면 된다고 하네요. 우선 다행인 것은 제가 통영에서 먹은 쫄복탕처럼 형태가 있는게 아니라 다 갈려서..(그게 더 잔인한 건가) 아침으로 부담없이 먹을 수 있었는데요.
쫄복 지리탕인데 완전 100% 맑은 지리탕이라기 보단, 맑은 추어탕 느낌(뭐라고 하지..?) 쫄복을 갈았기 때문에 탁해진 그런 지리탕인데 개운하고 담백한 게 정말 맛있었습니다. 제가 해장국은 자극적이라 잘 못먹는데, 이건 술먹고 다음날 먹으면 속이 확 풀리겠다는 느낌? (그러면서 해장술을 부르는 마법)
개인적으로 서산벽화마을 근처에 있는 선경준치회집과 조선쫄복탕은 다시 목포가더라도 꼭 들르고 싶은 재방문의사 있는 맛집입니다. 여러분들도 서산벽화마을 관광을 앞두고 점심이나 저녁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이 두 군데 중 하나는 꼭 들러보시길! 모든 후기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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