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공부 Language learning/N국어 공부비법

나의 가벼운 학습지 - 스페인어 단점 이제야 남기는 솔직 후기

Sun녀 2021. 7. 1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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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학습자라면 누구나 "나의 가벼운 학습지" 광고가 유튜브 및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피드를 통해 접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려원의 "내돈내산 학습지"부터 다양한 인플루언서 혹은 그 나라 국적 외국인 방송인 (파비앙 등) 등을 내세워 나름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다.

https://youtu.be/fhT1nH_R10I

어렸을 땐 구몬, 눈높이 학습지하면 미루는 게 다반사였는데 어른이 되면 학습지의 향수가 아른아른 거린다. 요즘에 무슨 AI다, 앱이다 등등 과학적 기법으로 공부하는 다양한 학습 방법이 존재하는데 학습지라니? 올드한 느낌이지만 디지털로 둘러싸인 요즘 같은 때 아날로그와 올드 감성은 다시 어필이 되곤 한다. 인강 퀄리티가 아무리 좋고 학원보다 싸지만 사람들이 학습효율을 오프라인을 더 높게 치는 것처럼, 결국 모든 공부는 본인의 학습 의지와 약간의 강제성이 더해져야 효과적이라는 걸 체감하게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요즘 시대 학습지는 다양한 외국어 학습 인강, 유튜브, 앱 등에 치여 지친 나같은 외국어 학습자에게 "그래 딴 거 다필요없고 이거라도 조금씩 꾸준히 하자" 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게 된다.

게다가 소위 "나의 가벼운 학습지"는 0원 챌린지를 꾸준히 개최해 블로그 포스팅만 열심히 하면 공짜로 할 수 있다! 라고 홍보한다. 물론 이 포스팅은 월 기준 4회해야 하며 가이드라인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환급은 날라간다. 학습지할 의지와 블로그 할 의지, 이 두가지 의지를 모두 갖춰야만 공짜로 공부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이다.

매 기수마다 포스팅 가이드라인 등이 다르다. 점점 구체적이고 더 까다로워 진다.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의지를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래 돈 아까워서라도 열심히 하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가벼운 학습지 챌린지처럼 매달 4회씩 1년을 꾸준히 포스팅하는 건 은근 지속적으로 하기 어렵다. 솔직히 자신의 블로그도 꾸준히 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은 이 시점에서 말이다. 그래서 챌린지에서 실패하면 으레 학습지 탓 보단 본인의 의지를 탓한다. 

우선 나는 작년 가벼운 학습지 챌린지를 시작했고 부계정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했다.

내돈내산 나의 가벼운 스페인어 학습지 인증

사실 가벼운 학습지 및 패스트캠퍼스 둘다...이미 업계 사람들은 알 사람들은 다 알것이다. 기존 '패스트 캠퍼스' 안좋은 후기를 인터넷에 찾기가 힘든데 수시로 부정적인 후기 게시글 관리 (명예훼손 사유로 게시글 내리기 등) 하는 것으로 암암리로 알려져있고 수많은 광고 , 인플루엔서 동원한 게시글이 많기 때문에 좀처럼 단점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음 이 글도 명예훼손으로 내려갈 지 안 내려갈 진 모르겠다. 

여기서 밝히면 난 이 업체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려는 것보다 새로운 외국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학습자들이 외국어 배우는 것에 좌절을 하게끔 만드는 학습 콘텐츠가 문제라고 생각하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의 가벼운 스페인어 내 돈주고 0원 챌린지에 참가 후 남기는 솔직하고 주관적인 후기이다

 

 

1. 첫 주 부터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는 학습지

나의 가벼운 학습지 뿐만 아니라 꽤 많은 학습 사이트 (한국 및 외국)에서 CEFR 커리큘럼으로 "체계적으로" 구성되었다는 말을 자주 쓴다. 이건 우리가 흔히 영어나 외국어 시험을 칠 때 레벨별 학습 수준 마다 권장되는 내용들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중국어 HSK 5급이라고 하면 HSK 5급이라면 외워야 하는 단어나 문법 수준 등등으로 해당 단계 구성했습니다 그런 느낌이다. 즉 CEFR 커리큘럼은 대부분 외국어 학습 사이트에서 레벨별 커리큘럼 설계할 때 참조한다고 봐도 무방하며 이 커리큘럼을 채택했다는 것자체가 "Big deal"은 아니다. 

첫 외국어 학습자 입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파닉스를 제외하고 '흥미 유발'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가벼운 학습지를 펼쳐보자. 그래 첫 주는 파닉스 발음 하는 방법이니 시작은 무방하다. 이후 가벼운 학습지는 펼치자마자 숨막히게끔 구성되어 있다. 주 5일 학습을 한다는 가정하에 5일 학습으로 구성되어있는데 흔히 광고에서 말하는 "하루 10~30분 학습"이 나중엔 점점 불가능하다.

나의 가벼운 스페인어 구성은 매주차 비슷하다. 1일차엔 단어 리스트를 보여주고 이후 관련 문제를 풀고 2,3일차는 문법과 표현 위주, 4일차는 듣기 및 문제 풀이, 5일차는 읽기 , 독해 관련 자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첫날부터 단어 리스트를 보여주며 그리고 단어 활용한 문제들이 나온다. 간혹 그 문제가 그 단계 학습자들이 풀기엔 조금 어려운 수준이라 이게 뭐지? 생각하면 시간이 30분이 뭐야, 1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근데 요즘 광고보니 10분만 풀면 된다고? 내가 돌대가리인가? 해당 언어에 대한 베이스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본 학습지 1일 분량을 10분 만에 푼다고? (*참고로 2일차, 3일차 인강 길이만 평균 15분~25분이다) 그래. 그래도 첫 4주차는 그럭저럭 할 만하다. 문제는 주가 거듭날수록 하루에 소화할만한 분량이 아닌 문법을 하루 분량으로 정리하는 등 점점 심각하다. 

2일차, 3일차 문법이나 표현은 강의가 포함된다. 체계적 강사라고?  외국어 인플루엔서를 강사로 내세웠다. 해당 인플루엔서가 스페인어 C1,C2 자격이 있다 한들 강사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인강을 담당한다. 나는 외국어 능력과 강의력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국어를 잘한다고 해서 한국어 강사를 잘할 수 있을까? 강사를 해온 사람들은 대부분 저마다 가장 효율적인 티칭 노하우와 방법이 있는데 교육자 인플루엔서가 아닌 외국어 인플루엔서가 강의를 한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인강 내용 역시 교재 내용을 그대로 한번 훑어 주는 것에 불과했다. 요즘 시대에 이렇게 외국어를 가르친다고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해당 인플루엔서는 학습지 편찬 권한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요구하는 대로 강의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 "만약 당신이 초보였을 때 이 학습지로 했다면 지금 처럼 스페인어 할 수 있을 거 같나요" 라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이후엔 전문강사를 넣은거 같은데 그 강의는 들어보지 않아서 평가를 할 순 없다. 

한국 사람들은 이미 어렸을 적부터 실패한 영어 교육을 경험해보았다. 정작 말로하면 내가 읽고 있는 문장의 절반 수준도 못 말하는데 계속 문법 지식을 억지로 꾸역꾸역 넣고 표현도 일단 다 외워봐 꾸역꾸역 집어 넣는다. 인풋은 굳이 그 레벨에 그 정도까지야? 할정도로 오버하는데 정작 그걸 아웃풋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인풋만 무진장 하다가 결국 내부에서 소멸된다. 그래서 난 중국어 공부할 때 이 공부법 대신 하루에 1 표현이라도 제대로 반복해서 정복하자, 느리더라도 하루에 3~5표현은 내 표현으로 만들자! 라는 방식으로 1~3년만에 소위 중국인들이 "중국어 말하기 고급단계"라고 평가를 할 정도로 실력을 높였고 지금도 중국어 공부를 유지하고 있다.

나의 가벼운 학습지를 딱 첫 2주 풀어보고 감이 왔다. 아, 이건 중고딩 때 학습했던 실패한 공부 방식 그대로 차용했구나. 0원 챌린지에 도전했는데 와 이걸 1년동안 마음에도 안드는데 포스팅도 주기적으로 해야한다고? 란 생각에 깜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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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른들의 언어 배우는 목적은 말하기 입니다.

 

가벼운 학습지의 주요 타깃은 성인일 것이다. 이들의 주된 목적은 무엇일까? Dele 시험? 다른 외국어와의 학습 이유에서 스페인어는 "여행" 및 "매력적인 언어라서" 등 유독 여가, 레저, 취미 등 자기 계발의 목적으로 배우는 동기가 더 강하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문법과 독해, 쓰기가 아닌 "말하기"일 것이다. 그렇다면 가벼운 학습지로 말하기를 늘릴 수 있는 게 맞을까? 아쉽지만 가벼운 학습지로 이미 동기부여 상실했고 이로 말하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오산이다. 마치 한국 학교 다닐 때 맨투맨, 성문 영어 달달 외우고 문제 잘 풀고 단어 수천개 외우면 영어 말하기 할 수 있나요? 란 질문과 흡사하다.

헬로우톡에 스페인어로 일기쓰곡 첨삭받기

나는 외국어 배울 때 매일매일 짧게 나마 일기를 쓴다. 과거형이 어찌 되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뜻만 전달하려고 현재형으로 내가 알만한 단어를 최대한 끌어 써서 쓴다. 초창기 가벼운 학습지의 문법 및 듣기 난이도가 배운지 1개월도 안된 학습자들에겐 꽤 가혹해서 덕분에 오기가 생겨 하루에 2시간씩 공부해서 언젠가 스페인어 읽기와 문법이 빠르게 보이더라. 그래, 당시 직장도 그만뒀고 하루 2시간씩 계속 복습하면서 학습지 공부할 시간이 되니까 그나마 빨리 읽기와 문법이 보였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그리고 자주 이용하는 Hello talk 에서도 스페인어 일기 첨삭 받으면서 "오 너 스페인어 잘하네, 1개월, 2개월, 3개월 배웠다고?" 라는 반응도 보였다.

한 3개월 쯤 되었을까. 화상 스페인어와 전화스페인어를 슬슬 시작해야할 거 같아 체험을 시작했다.

근데 첫 화상스페인어, 첫 라틴 원어민이랑 회화를 하는데 내가 준비했던 인삿말 "안녕 난 OO야, 어디에서 살고 있고 현재 ~개월째 스페인어 공부했어"도 순간 겨우 말했을 정도로 입이 안열렸다.

회화를 배우는 방법은 여러모로 있겠지만 많은 한국 사람들은 문법 구조, 단어, 표현을 어느정도 외우고 나서 회화를 시작하자라는 마인드가 들어가있다. 근데 그게 약 한달 정도 간단한 문법 구조 정도가 아니라 "HSK4급 따면, 어디어디 강의 초급 강의 다 떼고 나면" 등으로 미룬다. 그렇게 외국인과의 첫 대면을 하고나면 내가 그동안 배워온  문법이나 단어들이 입에서 나오지 않고 깊은 좌절감에 빠진다.

게다가 화상스페인어, 전화스페인어에서 나오는 강의 자료는 이미 내 수준에서 너무 쉽다. 근데 말이 되지 않는다. 즉 보기엔 이해하기 쉬운데 말이 안나오고. 근데 저 학습 자료로 한다고 내 실력이 늘까? 하며 레벨 조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럼 더 어려운 학습자료는 공부하는데 (이해는 하더라도) 말은 여전히 기초 초급자 수준에서 발전하지 않아 고통스러운 것이다.

가벼운 학습지로서 말하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걸 한다면 진도가 생각보다 빨라 벅찰수도 있다. 말하기 목적이라면 차라리 화상 스페인어나 전화 스페인어로 빨리 접해서 하는 게 낫다. 다시 말해서 가벼운 학습지는 말하기에 특화된 교육 자료가 아니다. 

 

3. 그럼에도 좋지 않은 후기가 별로 보이지 않는 이유

0원 챌린지는 단순 학습자들의 공짜로 공부할 수 있다라는 그 심리를 자극할 뿐 아니라 "블로그 포스팅"을 조건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관련 콘텐츠 생성량이 압도적으로 늘어난다. 인플루엔서나 광고대행사에 돈주고 콘텐츠 생성하는 것도 어느정도 하겠지만 일반인들에게 학습지 공짜로 던져주고 콘텐츠 생성을 맡겨버리는 것이다. 이 역시 많은 일반인들이 1년동안 포스팅 꾸준히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중도 포기하는 일반인들도 많기 때문에 낙전 수입이 고스란히 생긴다.

 0원 챌린지는 "홍보 포스팅"에 대한 일종의 대가 정도이다. 실제로 0원 챌린지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해당 학습지가 맞지 않아도, 불만이 많아도 "환급을 받기 위해" 결국 좋은 소리만 남길 수 밖에 없다.

 

그 뿐만 아니라 REVU 같은 블로거 체험단 등을 통해 학습지 랜덤 1주분량으로 제공하고 대가성 포스팅 글을 꽤 많이 보았다. 이 마저도 첫 1주 학습지도 아닌 총 52주차 학습지 중 아무 주 랜덤하게 던져주는 걸로 알고 있다. 그냥 해당 블로거는 학습자이건 아니건간에 여느 책 포스팅처럼 대충 학습지 내부 보여주고 가이드라인에 맞춰 포스팅을 작성하는 거다.

기껏 불만, 푸념글, 단점 이라고 해서 몇몇 게시글을 보면 결국 "자기 의지에 달린 것" 정도로 오히려 자신의 의지에 푸념하는 것이 많은데 애초에 학습지가 "이제 새로운 외국어를 공부하려는 학습자들의 의지를 바사삭 꺾어버린다"는 것이 문제로 보이지 않는지?

정말 스페인어 공부 열심히 하려는 학습자라면 학습지 이외에도 타사 인강 혹은 다양한 수단을 겸해서 할 가능성이 많다. 나 같은 경우에도 타사 인강을 듣다가 학습지도 해봐야지 해서 했는데 결국 나중엔 학습지는 내 팽겨치고 타사 인강으로 공부하게 되더라.

물론 공부를 아예 안하는 것보다 나의 가벼운 학습지를 1년 동안 꾸준히 하면 실력을 늘 거라고 생각한다. 뭐든지 안하는 것보다 낫겠지. 0원 챌린지로 억지로 질질 끌지 않고 실제로 타사 인강 및 학습지와 비교해봤을 때 나의 가벼운 학습지는 정말로 재미가 있나? 효과가 있나? 의구심이 든다. 언어는 재미없게 공부하면 흥미가 금방 떨어지는데 그걸 억지로 1년동안 질질 끌고 가는게 오히려 시간 낭비란 생각이 든다. 그냥 정말 가볍기만 한 학습지인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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